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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rcaea/스토리/Act I-II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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=====# F-4 #===== >히카리가 모든 것을 조종할 수는 없었다. > >오히려 가지고 있던 권능을 순식간에 잃어버리기에 이르렀다. > >마치 줄다기리... 아니, 몸부림... > >아니, 일방적인 폭력이었다. >---- >하늘의 조각이 땅으로 떨어지며 교회의 일부분을 무너뜨렸다. 거대한 먼지 바람이 일어나 모든 것을 뒤덮었다. > >조각이 떨어진 위치는 히카리에게서 아주 가까웠다. 우연일 리가 없다.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나도 가까웠다. > >더 많은 하늘의 조각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며, 히카리는 타이리츠가 하늘을 부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. > >터무니없다.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가 없었다. >---- >땅과 공기, 유리와 바람. 모든 것이 떠올랐다가, 다시 내려앉았다가, 뒤집어졌다가, 날아갔다. 히카리는 그 재앙의 일부를 사라지게 할 수는 있었다. > >손가락으로 가리킨 부분이 일시적으로 창백한 불꽃으로 타올랐다가 사라졌다. > >하늘의 일부를 떼어내 부릴 수도 있었다. 타이리츠가 자신에게 세계의 조각을 던지면, 그걸 잡아서 다시 되돌려줄 수 있었다. > >천재지변. 마치 거인이 내려와 땅을 짓밟는 듯한, 종말적인 광경이 펼쳐졌다. >---- >휘몰아치는 백색 한 가운데에 히카리가 닿을 수 없는 흑색이 있다. 타이리츠가 멀리서 불러온,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조각들이. 그것들이 모든 것을 차지할 기세로 소용돌이쳤다. > >땅과 대문, 그리고 건물들조차 흔들리는 한 가운데에, 히카리는 맞서싸웠다. 진동에 턱이 흔들려 이가 맞부딪치며 딱딱 소리를 냈다. > >히카리는 발을 단단히 땅에 고정했지만, 여전히 진동이 손끝까지, 머리끝까지, 뼛속 깊숙한 곳까지 전해지는 것이 느껴졌다. 소녀들 위로 서있던 거대한 교회도 하늘에서 떨어진 조각에 얹어맞으며 신음했다. > >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. 히카리 또한, 무너지지 않으리라. >---- >...기회가 있을 때 모든 걸 끝냈어야 했다. > >히카리의 심장이 뛰었다. 눈을 가늘게 떴다. 아주 조금. > >다음에 부서지는 것은, 이 세계의 핵일까? 저 검은 소녀가 원하는 바는 그게 아니던가? > >히카리는 무너져가는 대지를 가까스로 붙들어매며 생각했다. 검은 옷을 입은 소녀를 막을 방법을... >---- >그 순간, 어둠 속에서 아르케아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사슬이 날아와 히카리의 가슴을 옭아맸다. > >히카리는 재빨리 창백한 화염으로 사슬을 불태웠으나, 순식간에 다른 사슬이 날아와 또다시 가슴을 속박했다. > >그 다음은 팔이었다. 히카리는 간신히 고개를 돌렸다. 이미 다리, 발, 허벅지가 모조리 속박당한 후였다. > >그 다음은 배였다. 히카리의 몸이 다시 불타올랐다. 그리고 다시 묶였다. > >이... 그림자들. 이 고통의 기억들이 히카리를 구속하고 있었다. > >마치 잔인한 농담처럼. >---- >타이리츠가 다가왔다. 히카리는 다리를 묶은 사슬들을 불태우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. >히카리의 등 뒤로 끔찍한 형태의 유리 가시가 다리를 향해 솟아올랐다. > >히카리는 가시를 바라보고서, 불태우려고 했다. > >하지만 가시는 불타오르길 거부했다. >---- >히카리는 다시 묶이고, 잡아당겨져, 무릎이 꿇렸다.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또 있을지 모른다. > >아니면, 있었을 지도 모른다. > >...어느새 다가온 건지, > >고개를 들자 히카리의 눈에 보인 것은, 미동 없이 서있는 타이리츠의 모습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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